10. 은퇴와 노년생활
1. 은퇴와 정년퇴직
1) 은퇴의 개념
∙ 은퇴(retirement)는 노화로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어 현직에서 물러나는 것임
∙ 소득의 원천인 직업생활을 중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의 일생을 은퇴 전과 은퇴 후로 나눌 정도로
대단히 중요한 삶의 한 단계임
∙ 은퇴는 자영업자와 근로자 모두에 해당하는 보통명사로서 일하는 모든 사람에게 닥치는 문제임
∙ 은퇴는 근로자의 임금과 자영업자의 소득이 중단되는 것임
∙ 그렇지만 대부분의 근로자는 퇴직 후 어떤 형태의 연금이든 수령함
∙ 연금은 정부의 공적연금일 수도 있고, 기업과 금융시장이 주도하는 직업연금일 수도 있으며, 개인이
자력으로 불입하는 개인연금일 수도 있음
∙ 근로자나 연금에 가입한 자영업자라고 해도 연금이 노후생활을 영위하기에 불충분한 경우도 있음
∙ 이들 역시 노후에 경제적인 생활 곤란을 겪게 됨
∙ 은퇴는 은퇴 이후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침
∙ 수입의 감소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, 신체적 건강상태나 정신적 건강의 악화, 사회적 네트워크의 단절,
직업적 지위의 상실로 인한 자아개념의 약화, 삶의 만족도 감소 등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음
∙ 반면에 여가활동이나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등 긍정적인 면도 있음
∙ 고령화는 긴 은퇴생활을 예고함
∙ 연장된 은퇴기를 인생 제3기라고 함
∙ 은퇴 후 거의 한 세대를 더 살아야 함
∙ 노인을 현자라 하는데 살면서 축적된 여러 가지 경험으로 현명한 판단을 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뜻임
∙ 현자답게 노후대비를 잘 해놓아야 함
2) 정년퇴직의 개념
∙ 한편 은퇴와 거의 같은 것이 정년퇴직(mandatory retirement)임
∙ 은퇴가 농민이나 도시자영업자의 자발적인 퇴장을 포함한 넓은 의미의 퇴직이라면, 정년퇴직은
회사원이나 공무원 등 공식조직에서 일하던 사람이 회사의 규정이나 국가의 법령에 따라 본인의
의사와는 무관하게 또 근로능력과는 상관없이 일을 그만두는 것임
∙ 정년퇴직은 강제적 은퇴(compulsory retirement)라 할 수 있음
∙ 정년퇴직은 몇 가지 유형이 있으며 연령정년, 근속정년, 계급정년이 그것임
∙ 연령정년은 규정에 의거해 일정한 연령에 도달하면 자동적으로 퇴직시키는 것이고, 근속정년은 정해진
근무기간이 종료되면 자동적으로 퇴직시키는 것이며, 계급정년은 일정기간 승진하지 못하고 동일
계급에 머물 경우 퇴직시키는 것임
∙ 명예퇴직은 정년연령에 도달하지 않는 근로자가 퇴직을 원하면 법정 퇴직금 이외에 일시금, 가산퇴직금
또는 위로금을 추가로 지급하는 등 우대조치를 하여 정년 전에 사직의 형태로 근로계약관계를
종료시키는 것임
∙ 회사의 명예퇴직 규정이 정한 근속연수나 연령 등 일정한 기준을 충족시켜야 명예퇴직을 할 수 있음
3) 정년제의 역사
∙ 정년제는 20세기 미국과 유럽 등 선진산업국가에서 시작되어 2차 세계대전 후 전 세계로 확산되었음
∙ 산업화 이전, 즉 초창기 공장들은 전통적인 장인의 기술과 지식에 의존했고, 사용자는 고령근로자를
보호할 의무가 있다는 온정주의적 사고가 있었음
∙ 따라서 근로자는 완전 노쇠할 때까지 일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며 당연히 정년제라는 관념도 없었음
∙ 하지만 산업화는 이런 상황을 변화시켰는데 산업화는 숙련 근로자 중심의 소규모 생산양식을 분업,
기계화, 과학적 관리, 능률향상에 중점을 둔 대량 생산방식으로 바꿔놓았음
∙ 그러자 고령근로자는 생산성이 낮고 임금만 높은 존재가 되고 말았음
∙ 사용자는 고임금 고령근로자를 저임금 청년근로자로 대체하길 원했음
∙ 고령근로자를 반발 없이 정리해고(강제퇴직)하는 방법이 정년제였음
∙ 근로자는 정년제에 부정적이었음
∙ 근로자의 개별적 근로능력을 무시하고 일정한 연령에 도달하면 무조건 퇴출시키는 정년제가 불합리했던
것임
∙ 하지만 정년제는 고용보장의 수단(근로기간의 보장)이 될 수 있었음
∙ 분업화된 공장에서 자신이 맡은 일만 하는 근로자에게는 고용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했는데, 정년제가
생기면 적어도 정년에 도달할 때까지는 정리해고 불안 없이 일할 수 있었음
∙ 이처럼 사용자와 근로자는 서로 이해관계와 동기가 달랐지만 정년을 두자는 데는 의견이 일치했음
∙ 사용자는 정년을 근로기간의 상한선(정년 이상 일할 수 없음)으로, 근로자는 정년을 근로기간의
하한선(최소한 정년까지 일할 수 있음)으로 여겼지만, 어쨌든 정년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같았음
∙ 회사별로 정한 정년은 대개 55~60세였음
∙ 여기서 보듯이 정년제는 노사합의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음
∙ 정년제가 공적연금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다는 사실도 중요함
∙ 퇴직연령에 관한 명확한 또는 과학적 기준이 없는 가운데 정부가 법으로 규정한 공적연금 수급연령은
민간기업이 퇴직연령을 정하는 데 유력한 근거가 되었음
∙ 이에 대해 근로자도 반대하지 않았음
∙ 정년으로 임금 지급이 중단되어도 곧바로 연금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임
∙ 연금이 퇴직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된 것임
∙ 미국과 유럽의 공적연금의 수급연령은 대부분 65세였음
∙ 민간기업은 이를 참고해 대개 60~65세 사이에서 정년을 정했음
∙ 한편 미국에서는 1980년대 중반에 조기퇴직(early retirement) 바람이 불었음(곧 유럽으로 확산)
∙ 조기퇴직은 근로자가 정년이 되기 전에 퇴직하는 것을 일컫는 말인데, 사회보장연금의 완전연금(full
pension) 수급연령이 65세란 점에서 완전연금을 받기 전에 퇴직하는 것이기도 했음
∙ 조기퇴직을 부추긴 요인은 두 가지였음
∙ 하나는 사회보장연금의 조기연금과 다른 하나는 민간기업의 퇴직보너스였음
∙ 조기연금은 1961년 사회보장연금 수급규정의 개정으로 신설되었음(62세부터 조기연금 수급가능. 단,
완전연금에서 25% 감액)
∙ 민간기업의 퇴직보너스는 기업이 생산성이 떨어지는(떨어진다고 생각한) 55~60세 고령근로자를
퇴사시키기 위한 방법이었음
∙ 조기연금을 받을 수 있는 데다 회사가 퇴직보너스까지 지급하자 조기퇴직을 선택한 근로자가
늘어났음(Clark and Quinn, 2002)
∙ 사실 이보다 더 큰 요인은 연금의 실질적 인상이었음
∙ 공적연금 시행 초기에는 소액이었던 연금은 제도적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보험료 산정기준인 임금과
보험료율의 인상으로 꾸준히 상승하여 퇴직근로자의 노후 생계비와 여가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는
수준으로까지 인상되었음
∙ 연금액 인상은 근로자의 조기퇴직 욕구를 자극했음
∙ 퇴직을 앞당겨 새로운 삶(제3기 인생)을 시작하려는 근로자가 증가하였음
∙ 하지만 조기퇴직 바람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음
∙ 1990년대 초부터 조기퇴직 추세는 역전되기 시작해 2000년대 초반 들어 종말을 맞음
∙ 이유는 1990년대 미국 거시경제의 호황과 조기퇴직연금의 삭감에 있었음
∙ 경기호황으로 일자리가 늘어나고 근로조건이 개선되자 퇴직동기가 약화된 데다가 정부가
조기퇴직연금액을 삭감하자 조기퇴직 추세에 제동이 걸리고 만 것임
∙ 이런 단기적인 이유 외에 고령화라는 장기적 추세도 영향을 미쳤음
∙ 길어진 노후의 삶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더 많이 일해 더 많은 생활자금(의료비 포함)을 저축해 놓아야
했기 때문임
4) 한국의 정년
∙ 우리나라 민간기업의 정년은 60세임
∙ 원래 55세였으나 2013년 「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」을 개정하여 정년을
60세로 연장(종전에는 55세)하였고, 이를 의무조항(종전에는 권고조항)으로 변경하였음
∙ 정년연장은 2016년 공기업, 공공기관, 지방공기업,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되었고,
2017년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, 상시근로자 300인 미만 사업장에도 적용되었음
∙ 공무원 정년도 60세임
∙ 원래 공무원 정년은 직능별, 직급별로 차이가 있었음(행정직의 경우 5급 이상 60세, 6급 이하 57세,
경찰직의 경우 경정 이상 60세, 경감 이하 57세)
∙ 하지만 2008년 국가공무원법(1963년 제정)을 개정해 6급 이하 공무원의 정년을 60세로
상향조정하였음
∙ 이로써 공무원의 정년이 60세가 되었음
∙ 교육공무원과 대학교수는 예외규정에 따라 각각 62세, 65세가 정년임
[표1] 은퇴와 정년
| 구 분 | 내 용 |
| 은퇴 | - 노화로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어 현직에서 물러나는 것 - 생활주기상의 통과의례로서 직업적인 일을 중단하고 특별한 직업이 없는 생활을 시작하는 전환점 |
| 정년 | - 회사원이나 공무원 등 공식조직에서 일하던 사람이 회사의 규정이나 국가의 법령에 따라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또 근로능력과는 상관없이 일을 그만두는 것 (강제적 은퇴) - 정년퇴직의 유형 : 연령정년, 근속정년, 계급정년 - 한국의 정년 : 민간기업 회사원과 공무원 60세, 교육공무원 62세, 대학교수 65세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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